당뇨에 안좋은 잡채, 혈당 높이는 당면 – 드시고 싶다면 이렇게 하세요!
잡채가 혈당을 급격히 올린다
믿기 싫지만, 사실입니다.
명절이나 잔치 음식의 대표 주자, 잡채.
저는 잡채를 좋아해서, 평소에도 한 번씩 만들어 먹어요.
고구마 전분으로 만든 당면에 각종 채소와 고기로 만든 음식이라서 건강에 좋은 이미지였다가, 실제로는 혈당을 높이는 음식이라는게 알려졌을 때, 깜짝 놀란 분들이 많으시죠.
특히 잡채의 주재료인 당면은 생각보다 혈당을 빠르게, 그리고 높게 올리는 식재료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당면과 잡채가 혈당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왜 당뇨에 좋지 않은지, 그리고 먹고 싶을 때 혈당 스파이크를 줄이는 방법까지 자세히 알려드릴게요.
당면이 혈당에 미치는 영향
당면은 주로 고구마 전분이나 감자 전분을 이용해 만든 식품으로, 보기에는 투명하고 가볍지만 사실상 대부분이 순수한 전분(탄수화물)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영양학적으로는 복합탄수화물에 속하긴 하지만, 전분의 분자 구조가 짧고 정제되어 있어 소화 속도가 매우 빠른 편이에요.
특히 당면은 식이섬유, 단백질, 지방 등의 혈당 상승을 완화해 줄 수 있는 성분이 거의 없기 때문에, 공복 상태에서 섭취할 경우 혈당이 급격하게 상승하게 됩니다.
이 현상을 혈당 스파이크(blood glucose spike)라고 부르며, 당뇨병 환자에게 매우 위험할 수 있어요.
👉 혈당 지수(GI, Glycemic Index)란?
GI는 음식이 체내에서 얼마나 빠르게 혈당을 올리는지를 수치로 나타낸 지표예요.
수치가 70 이상이면 고GI 식품, 56~69는 중GI 식품, 55 이하를 저GI 식품으로 분류합니다.
일반 당면의 GI는 약 59~69 (어떤 연구에서는 40대) 정도로, 설탕(GI 65)과 비슷한 수준이예요.
👉 왜 당면은 혈당을 이렇게 빨리 올릴까요?
이는 주로 다음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 정제 전분이기 때문
당면은 전분에서 섬유질, 단백질, 지방 등의 천연 구조물이 거의 제거된 상태로 만들어져 있어요.
이 때문에 체내에서 포도당으로의 분해 속도가 매우 빠릅니다.
✔ 조리 방식이 혈당 흡수 속도를 높이기 때문
당면은 삶거나 볶아서 부드럽게 만들기 때문에 이미 ‘반쯤 소화된’ 상태로 섭취하게 됩니다.
즉, 입에서 씹는 시간도 짧고, 위장에서의 소화도 금방 끝나 혈류로 빠르게 흡수돼요.
결과적으로 당면은 섭취 후 짧은 시간 안에 혈당을 급격하게 상승시킵니다.
이 과정에서 인슐린이 과도하게 분비되며, 반복적으로 이런 혈당 스파이크가 일어나면 췌장이 지치고,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기 쉬워져요.
이는 제2형 당뇨병으로의 진행을 앞당길 수 있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입니다.
당뇨가 없는 사람이라도 이러한 혈당 롤러코스터가 반복되면 피로감, 식후 졸림, 공복감 증가,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으며, 대사 건강 전반에 악영향을 줍니다.
잡채는 당뇨에 안좋은 이유
잡채는 여러 가지 채소와 고기, 그리고 당면을 볶아 만드는 음식이지만, 실제 비율을 보면 대부분 당면입니다.
잡채 100g당 평균적으로 당면이 약 60~70%를 차지하고, 간장, 설탕, 참기름 등 양념 또한 당분과 지방을 다량 포함하고 있어요.
이러한 구성은 혈당을 빠르게 올리고, 동시에 혈당 강하 호르몬인 인슐린의 작용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어요.
또한 식사 중 잡채를 밥반찬으로 곁들이면, 이중 탄수화물(밥 + 당면)이 되어 혈당이 훨씬 더 빠르게 치솟게 됩니다.
유행하는 중국당면, 납작당면과 분모자도 마찬가지일까요?
최근에는 마라탕이나 로제떡볶이에 들어가는 중국 당면, 납작 당면, 분모자(감자전분 베이스)가 인기입니다.
당뇨 환자분들 중에는 일반 당면보다는 이 쪽이 나을 거라 생각하시는 경우도 있어요.
하지만 전분의 종류가 달라도 문제는 비슷합니다.
납작 당면: 소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GI가 높아요.
일반 당면과 마찬가지로 고구마 전분(일부 감자전분으로 만든 납작 당면도 있어요.)으로 만든 납작당면 역시 GI 실험치가 66.3 정도로 나왔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분모자: 분모자는 감자전분으로 만들어져 GI는 낮다는 주장도 있지만, 공식 GI표나 임상 시험 결과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히려 동일 무게당 탄수화물 함량이 높아서 글루코스 반응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여기서 글루코스 반응이란, 식후 혈당 반응(혈당 곡선)으로, GI가 낮아도 전분이면 어느 정도 반응이 있어요.
특히 분모자는 마라탕에 자주 넣어서 먹는데, 마라탕 양념의 당, 지방 함량에 따른 글라이세믹 부하가 증가할 수 있어요.
혈당 상승을 줄이는 잡채 요리법
그렇다면 잡채를 포기해야 할까요?
꼭 그렇진 않아요.
개인의 병증이나 체질에 따라 다르지만, 식이 제한을 해야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먹는 방법에 따라 혈당 상승을 줄이면서도 잡채를 즐길 수 있습니다.
✅ 당면 양 줄이고 채소 늘리기
잡채에서 당면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재료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지만, 탄수화물 함량을 줄이려면 당면 비율을 30~40% 이하로 낮추는 것이 좋습니다.
대신 다음과 같은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를 많이 넣어주세요.
버섯류(표고, 느타리, 새송이): 포만감을 주고 혈당 반응을 늦춥니다.
시금치: 수분과 섬유질이 풍부해 당 흡수를 지연시킵니다.
당근, 애호박, 양파: 천연 단맛과 식감을 더해주며, GI를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부추: 알리신 성분이 혈당 안정화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면 식후 혈당이 천천히 오르며, 포만감도 오래 지속됩니다.
✅삶은 당면은 헹구기
당면은 삶은 뒤에도 표면에 전분기(glucose residue)가 남아 있어요.
따라서 당면은 충분히 삶은 후 찬물에 여러 번 헹궈야 전분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당면의 GI 수치를 실제로 낮출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소화, 흡수 속도를 완만하게 하는 데 다소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설탕 대신 대체 감미료 활용하기
잡채의 양념에는 설탕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설탕 1~2 큰술도 당뇨 환자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어요.
스테비아, 에리스리톨, 알룰로스 등과 같은 저혈당 지수 감미료를 사용하면 혈당과 인슐린 반응을 거의 올리지 않으면서 단맛을 낼 수 있습니다. (단, 너무 많이 사용하면 대체 감미료 특유의 거북한 맛이 날 수 있어요.)
에리스리톨은 90% 가까이, 알룰로스는 약 70%가 체내에서 대사되지 않은 채 소변으로 배출되지만,
과량 섭취시 소화불량이나 장내가스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대체감미료에 대한 연구가 계속 진행중이므로, 너무 안심하고 많이 드시지는 말고 조심해서 드시면 좋을 것 같아요.
(최근 에리스리톨 혈중 농도와 심혈관 위험 상관성에 대한 연구 등 장기 안전성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뇨 관련해서도, 대체감미료는 안전하다고 했다가 판단 보류라고 입장을 바꾸기도 하는 등, 자꾸 바뀌고 있어요.)
✅ 식사 중반 이후에 먹기
당면처럼 GI가 높은 식품은 공복에 먼저 섭취하면 혈당이 더 빠르게 치솟는 경향이 있습니다.
채소 → 단백질 → 당면 순으로 섭취하면 혈당 반응이 완만해져요.
꼭 잡채가 아니라도, 탄수화물 식품을 섭취하기 전에 단백질이나 야채를 먼저 먹은 후(양은 좀 많이 드셔야 해요.) 탄수화물을 먹으면 혈당이 느리게 오른다고 합니다.
잡채가 주식이 아닌 반찬으로 나올 경우에도 먼저 채소 반찬과 단백질류(계란, 두부, 고기)를 먹은 후 잡채를 나중에 드시는 게 훨씬 좋아요.
이러한 섭취 순서는 ‘혈당 순응식사 전략’이라고 불리며, 실제로도 임상 연구에서 식후 혈당을 15~ 30%까지 낮추는 효과가 입증되었다고 합니다.
✅ 곤약면이나 실곤약 활용
당면 대신 실곤약을 활용한 잡채나 잡채 샐러드 요리도 좋아요.
곤약은 혈당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 글루코만난으로 만들어졌기에 곤약 자체는 혈당 반응이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곤약을 만들 때 전분이 소량 섞인 경우에는 영향이 있을 수 있고,
양념을 어떻게 만들었느냐, 곤약 외에 어떤 재료가 들어갔느냐에 따라 실곤약 잡채의 혈당 영향은 달라질 수 있어요.
✅ 그 외 – 식후 활동
식사를 한 후 30분 이내에 가벼운 활동을 하면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는 것을 막고, 인슐린 감수성을 높여주는 데 도움이 됩니다.
10분~15분 이상 가벼운 산책을 하거나, 외출할 상황이 아니라면 제자리에 서서 스트레칭하기, 의자 없이 앉았다 일어나기 등의 신체 활동도 좋아요.
꼭 운동이 아니라도 청소를 하거나 주변을 정리하거나 하는 등, 식사 후 바로 앉지 않고 몸을 움직이면 혈당 스파이크를 막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처럼 조리법 + 식사 순서 + 식사 후 활동까지 함께 신경쓰시면, 더욱 건강하게 잡채를 즐길 수 있어요.
잡채 자체가 나쁜 음식은 아니에요.
다만 그 안에 들어가는 재료와 조리법이 혈당을 빠르게 올릴 수 있다는 점인데요,
조금만 신경 쓰면, 잡채도 보다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요리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