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먹으면 안되는 독버섯/ 붉은사슴뿔버섯, 실제로 항암효과가 있을까?
붉은 사슴뿔 모양의 예쁜 버섯.
마치 산호처럼 갈라진 형상에, 윤기 있는 조직감, 한눈에 봐도 ‘특별해 보이는’ 이 버섯의 이름은 붉은사슴뿔버섯입니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붉은사슴뿔버섯효능’이라는 검색어가 유행처럼 돌고 있는데요, 붉은 사슴뿔버섯의 요리 레시피까지 올라와서 식용버섯처럼 생각하실 수 있지만, 실상은 전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맹독성 버섯입니다.
항암 효과가 있다는 잘못된 정보도 함께 퍼지고 있어, 오늘은 그 오해를 바로잡고자 합니다.
붉은사슴뿔버섯이란?
항목 | 내용 |
학명 | Trichoderma cornu-damae (구 Podostroma cornu-damae) |
분류 | 자낭균문 → 히포크레아과(점버섯과) |
주요 분포지 | 일본, 한국, 중국, 인도네시아 자바, 파푸아뉴기니, 호주 북동부 등 |
이 버섯은 주로 고온다습한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의 숲에서 자생하며, 드물게 발견되는 희귀종입니다.
국내에서도 2000년대 이후 산림청 조사에서 간헐적으로 보고된 바 있고, 몇 년 전에는 호주에서 처음 발견되었어요.
붉은사슴뿔버섯은 자랄 때 초기에는 손가락 크기만 한 단일 돌기 형태로 솟아오르며, 성장하면서 여러 갈래로 갈라져 사슴의 뿔처럼 뾰족한 모양으로 자랍니다.
색은 주황에서 점점 짙은 선홍빛, 진홍색으로 변하고, 겉면은 살짝 광택이 돌며 조직은 매우 단단한 편입니다.
성숙한 개체는 3~15cm까지 자라기도 하며, 형태적 특징 때문에 일부 식용 버섯과 혼동되기도 해요.
왜 이렇게 위험할까?
붉은사슴뿔버섯이 특별히 위험한 이유는, 인체 생명 유지 기능에 관여하는 주요 기관들을 다중으로 손상시키는 고위험 독소를 함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매크로사이클릭 트라이코테신 독소
이 버섯의 주요 독성 성분은 satratoxin H, roridin E, verrucarin J 등으로 대표되는 매크로사이클릭 트라이코테신 계열(mycotoxin) 독소입니다.
이들 독소는 세포의 단백질 합성을 강하게 억제하며, 인체의 주요 기관과 생리 기능에 다음과 같은 피해를 일으킬 수 있어요.
조혈기관: 백혈구, 혈소판 수치를 급격히 낮추며, 골수 기능을 억제해 면역력 저하 및 출혈성 장애를 유발합니다.
간, 신장: 해독과 배설 기능이 저하되며, 이로 인해 다장기부전(Multiorgan failure) 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피부, 점막: 괴사나 탈락 증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화상처럼 피부가 벗겨지기도 합니다.
신경계: 독소가 뇌에 영향을 미치면 두통, 발작, 혼수 상태 등 신경계 이상 증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소량 섭취로도 치명적
1990년대 후반 일본에서 보고된 사례에 따르면, 생버섯 1g도 채 되지 않는 양을 섭취하고 사망에 이른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후 일본, 대만, 한국 등지에서도 유사한 중독 사고가 발생했고, 대부분은 식용 버섯으로 잘못 알고 먹은 경우였어요.
그만큼 아주 소량만 섭취해도 치명적일 수 있는 맹독을 지닌 버섯이예요.
급성 중독으로 빠르게 악화
붉은사슴뿔버섯을 섭취하면 섭취 후 수십 분에서 몇 시간 이내에 심한 구토, 설사, 고열 등의 급성 위장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후 수일 내에 백혈구와 혈소판 수치가 급격히 떨어지며, 골수 기능이 억제되고, 면역 체계가 붕괴되기 시작해요.
중증으로 진행되면 피부가 벗겨지거나 점막이 괴사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간, 신장 기능이 무너지면서 다장기부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설령 회복되더라도 골수 손상이나 신장 기능 저하와 같은 영구적인 후유증을 남길 수 있습니다.
붉은사슴뿔버섯, 실제로 치료 효과가 있을까?
일부 사이트에서는 이 버섯이 '항암 효과가 있다', '세포 재생에 좋다'는 식으로 소개되기도 하는데, 이는 왜곡된 정보입니다.
실제로 일부 Podostroma 속 버섯에서 추출한 물질이 실험실 환경에서 암세포를 죽이는 '세포 독성(cytotoxicity)'을 보였다는 논문은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 독성은 암세포만이 아닌, 인체 세포 전반을 파괴하는 독성에 가까운 수준이예요.
특히 붉은사슴뿔버섯 자체는 인체 대상 약리 작용이 검증된 바 없으며, 오히려 극도로 위험한 독성 식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즉, 이 버섯이 암세포를 죽인다는 말은 맞을 수 있지만, 동시에 사람도 죽인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해요.
이런 계열의 독소는 정상 세포와 암세포를 가리지 않고 모두 파괴하므로, 항암제로 쓰기에는 너무 위험하고 조절이 어렵습니다.
향후 과학이 발전해 일부 독성 성분이 의약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로서는 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는 안전한 방법은 존재하지 않아요.
특히 개인이 임의로 섭취하거나 약용하려는 시도는 매우 위험하며,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므로 절대로 드셔서는 안 됩니다.
붉은사슴뿔버섯과 헷갈리기 쉬운 버섯들
붉은사슴뿔버섯은 독성이 아주 강한 버섯이에요.
생김새도 특이해서 ‘사슴뿔처럼 생긴 버섯만 안먹으면 되겠지’ 하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문제는 붉은사슴뿔버섯과 매우 닮은 버섯들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영지버섯이에요.
이 둘은 분명히 다르지만, 특히 어린 개체일 때는 매우 흡사한 모습을 하고 있어서 혼동하기 쉽습니다.
붉은사슴뿔버섯이 아직 여러 갈래로 갈라지기 전, 즉 생장 초기에 보면 갓이 덜 핀 어린 영지버섯과 거의 비슷하게 생겼고, 건조된 상태에서는 전문가도 헷갈릴 정도로 구분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생버섯 상태에서는 몇 가지 구별할 수 있는 특징도 있어요.
붉은사슴뿔버섯은 생장점 끝까지 선홍색을 띠고, 전체적으로 마디 없이 매끈한 표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어린 영지버섯은 끝부분이 연한 노란색이나 흰빛을 띠는 경우가 많고, 마디처럼 단차가 생긴 부분이 보이는 경우도 있어요.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생버섯일 때 얘기고, 말린 후에는 그런 구별이 거의 불가능해집니다.
말린 붉은사슴뿔버섯은 잘 부러지는 단단한 조직감을 갖고 있는 반면, 영지버섯은 질기고 잘 부러지지 않는 편이긴 하지만, 이런 차이도 개체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절대적인 기준은 아닙니다.
실제로 붉은사슴뿔버섯을 영지버섯으로 착각해 달여 드셨다가 중독되는 사고가 보고된 적이 있어요.
그래서 산에서 채취한 버섯은 아무리 잘 아는 식용 버섯처럼 보여도, 절대로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됩니다.
채취, 접촉, 섭취 금지!
❌ 만지지 말 것
붉은사슴뿔버섯의 독성은 주로 섭취했을 때 위험하다고 알려져 있고, 피부 접촉으로 인한 심각한 중독 사례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상처 난 피부에 닿았을 때 국소 자극이나 알레르기 가능성이 있어서 만지는 건 자제하시는 게 좋습니다.
❌ 가공품도 금지
열, 알코올, 건조 과정을 거쳐도 트리코테신 독소는 불활성화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버섯을 건조하거나 끓이거나 발효주, 분말 등으로 만들더라도 독성은 남아있으며, 복용 시 그대로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요.
어떤 방식으로 먹어도 위험하니 드시지 마세요.
응급 상황, 이렇게 대처하세요
만약 붉은사슴뿔버섯을 오인하여 섭취한 경우, 지체 없이 다음 조치를 따라야 합니다:
즉시 119 신고 또는 응급실 내원
특히 신속한 체외 배출과 해독 조치가 중요합니다.
구토 유도는 의료진 판단에 따를 것
자가 구토 유도는 식도 손상을 유발할 수 있어요.
섭취 시간, 양, 증상 기록
정확한 정보를 의료진에게 제공해야 해독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
버섯 사진이나 실물 보관
종 판별은 해독제 결정과 연계되므로 매우 중요합니다.
요즘 인터넷상에서 붉은사슴뿔버섯이 마치 식용 버섯인 것처럼, 또는 건강에 유익한 것처럼 잘못된 정보를 주는 글들이 퍼지고 있어요.
하지만 붉은사슴뿔버섯은 매우 강력한 독버섯이고, 현재 이 버섯을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따라서 붉은사슴뿔버섯은 절대로 드시면 안되고,
혹시 산에서 어린 영지버섯을 발견하셨다고해도 실제로는 붉은사슴뿔버섯일 수도 있으니 함부로 따서 드시면 안됩니다.